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2.04.19 23:51

오늘 밤하늘과 운동 삼아 한적한 거리를 40여분 걸었습니다.

바람도 좋고 기온도 어쩌면 좋은지 차암 평안했습니다.

밤하늘이 학교 얘기를 했습니다.

학교에서 담임 샘께서 슬픈 음악을 틀어놓고 작은 종이 10장을 주고 거기에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적으라고 해서 모두들 적었답니다.

종이에 적은것이 살아난 것처럼 배에 함께 타고 바다를 항해 합니다

갑자기 풍랑을 만났습니다.

배가 침몰해 갑니다. 구명보트가 하나 밖에 없습니다.

먼저 종이 하나를 찢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찢고.. 또 하나 찢고..

선생님 말씀에 따라 한 장씩 종이를 찢어가던 아이들 중 우는 아이들이 생겨났답니다.

그것은 종이일 뿐인데 왜 우냐고 묻습니다. 8명 정도만 빼고 모두 울었답니다

감정이입이 된 거라고 말했습니다. 너무 슬픈 영화를 볼 때 우는 것처럼 감정이 이입되는걸 설명했지요

슬픈 영화는 상황과 사람들이 사실처럼 눈 앞에 보이지만 종이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감정이입이 잘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했지요

사실 나도 영화보다 책이 감정이입이 잘 되고 책보다 상상하는게 더 잘된다고 말해줬지요.

근데 선생님이 이번에는 자신이 탄 비행기가 테러범에게 납치되어 빌딩과 부딪치기 20초 전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글을 남길 수 있답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쓸거냐가 질문이었고 모두들 글을 써서

발표했다 합니다 .

그런데 발표하면서 결국은 모두 울게 되었고 자기반 최고의 터프가이도 웃으면서 읽다가 마지막엔 얼굴을 가리고 울고 말았다며 자신과 또 한 친구만 울지 않았다 합니다. 둘은 웃었답니다.

저는 제 짐작이 맞나 궁금했습니다. 넌 누구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었니? 하고 물었더니

 

엄마에게 "저를 잊지 마세요" 라고 썼다 합니다.

아아~ 이제는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아 안타까운 엄마에게..

 

가장 마지막에 구명보트에 탄 사람은 누구였냐고 물었습니다.

"아빠요. 어차피 가상인데요 뭐. 반 아이들이 다들 점점 엉엉 우니까 담임샘께서도 칠판쪽으로 돌아서 계시다가 애들아~ 이건 가상현실이야라고 말했는데 애들은 더 크게 더 많이 울었어요. 선생님은 어떨 것 같아요?"

글쎄, 정말 현실이라면 난 모르겟어. 그런일을 상상하고 싶지는 않네. 하지만 현실이라면 난 모두 함께 구명보트 탈 방법을 찾아내고 말거야. 한명만 타는게 아니라 모두 바다에 빠져서 구명보트를 붙잡고 간다던지.. 암튼 난 누군가 한명이 내려야 한다는 결정을 못하겠어. 하고 말했어요.

밤하늘이 우리반엔 가장 소중한 것 중 '자기목숨'을 쓴 아이가 있었는데 첫번째에 자기목숨을 찢었어요. 한마디로 결정보다 자살을 택한거죠(우리 밤하늘은 초등하교 5학년이예요)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 하며 말끝을 흐리더니 "한 명이 남아야 한다고 해서 아빠를 남겼는데 엄마를 살릴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었어요.

 

"내가 엄마를 태우지 않았으면 되는건데.. 종이에 쓰지 않았으면 되는 건데.."

 

아이들을 재우고 이제야 울어요...

 

종이일 뿐인데 엄마를 찢어서 너무나 안타까운 우리 아이를..

그건 종이일 뿐이어야 하는 우리 아이를..

그래서 웃어야만 하는 우리 아이를..

종이일 뿐이니까 절대 울면 안되는 우리 아이를..

 

전 안아주었어요

"그래. 종이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