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2.05.14 18:20

나눔의집 가까이에 호저장로교회가 있는데요, 호저교회에는 호저의 명물 '교회 종소리'가 있습니다. 땡그랑~ 땡그랑~ 울리는 종소리가 시골풍경에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교회 예배가 있을 때 종이 울리는데요, 매일 새벽 5시, 수요일 저녁 7시, 주일 예배시간에 울립니다. 하루를 이 종소리로 시작할 수 있어서 좋고, 누군가 지역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묵상하게 해 주니 좋습니다. 교회들이 종을 치게 된 정확한 역사는 잘 알지 못하나, 딱히 시계가 흔치 않던 시절 사람들에게 기도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서 종을 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유명한 그림인 밀레의 '만종'은 아침, 점심, 저녁에 종을 세번 치며 기도하던 "삼종기도"를 말합니다. 너른 밭 한가운데서 종소리가 울리자 감자바구니를 가운데 두고 젊은 부부가 하루의 노동을 마치며 기도를 드립니다. 그 그림 속에는 소박한 감사와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종소리는 "멈춤과 쉼(정화 - 조명 - 일치)"의 영성적 과정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종소리가 울리는 동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게 되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잠시의 쉼을 통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성당에서는 보통 33번의 종을 울리는데, 이는 예수님의 33년 생애를 상징합니다.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며 우리 삶을 돌아보고 사랑으로 일치시키도록 이끌어줍니다. 


옛날에는 교회당 마다 종탑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종이 스피커로 바뀌고, 그것마저 시끄럽다는 민원에 밀려 지금은 거의 사라져버렸습니다. 호저장로교회 종탑은 한경호 목사님께서 시무하실 때 만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빠르게' 고도성장만을 추구하다보니, 영적으로 메마르고 소중한 가치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렸습니다. 그런데 반갑게도 호저에는 아스라한 그 종소리가 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켜가야 할 것들을 일깨워 주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종소리를 지키는 데에는 생각외로 여러 사람들의 동의와 노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우선 마을 사람들이 종소리를 소음으로 생각하지 않아야합니다. 종교에 관계 없이 종소리를 아름다운 일상으로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존재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종지기가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그 종을 정해진 시간에 쳐야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호저교회 신자들이 신앙적 사명감을 가지고 종지기의 역할을 귀한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있기에 지금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회를 이끌어가는 사목자의 마인드가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좋아하는 종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게 해 준, 마을 주민들과 호저교회 신자들과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침, 오늘(5월14일)은 나눔의집과 호저교회가 함께 지역 어르신 100여분을 모시고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날이었습니다. 지역 어르신을 섬기는 마음으로 예배당을 개방해 주신 김일환 목사님과 사모님, 성심으로 음식을 마련해주신 여전도회 신자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종소리 때문에 새벽잠을 설치거나 일상생활에 잠시 불편함이 있더라도 넉넉하게 좋은 마음으로 보아주십시오. 누군가는 그 종소리 때문에 평화와 기쁨을 얻고, 또 누군가는 그 종소리에 간절한 기도를 실어 하늘로 올리고 있을 것입니다. 종소리가 흘러드는 모든 곳에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호저장로교회 종탑. 누군가 날 위해 종지기가 되어 주시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호저장로교회 김일환 목사님과 함께. 키가 크시고 미남이십니다. 


14일 나눔의집과 호저교회가 함께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호저교회에서 경로잔치를 하였습니다. 


'우리춤 봉사회' 선생님들께서 멋진 춤과 노래로 흥을 주셨습니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멋진 부채춤. 우리춤 봉사회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매월 둘째주 늘봄학교에 찾아오십니다.


호저교회 여전도회에서 마련해주신 풍성한 음식. 식혜도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담그셨는데, 그 맛이 정말 좋아서 저는 두 사발을 마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