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2.08.16 10:04

햇살누리 가족 캠프를 다녀왔어요

사회복지사가가 되고 현장경험 14년차예요

그동안 캠프는 해년마다 2~3 번 갔으니까 30번이 넘는 단체 캠프를 간 것이군요

그런데 어쩌면 캠프마다 성격이 다른지..

주최 혹은 주관 혹은 진행자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죠

그런면에 있어서 이번 햇살누리 가족캠프는 반디의 성향이 드러나는 캠프였다고 봐야겠어요.

캠프마다 매번 다른 는낌이지만 이번 캠프는 독특하고 많이 달랐어요

여유로운 바닷가 휴양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커다란 야자수 그늘아래 비취에서 책을 읽고 잠을 자기도 하고 한가로운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 지치면 모래사장을 걷고 선탠도 하다가...  

바깥벽면 여기저기 초록 도마뱀이 딱지 처럼 붙어 있는 숲속 숙소로 돌아오면 천장에는 커다란 날개 선풍기(?)가 천천히 돌고 집안은 햇살을 피해 어둑하고 선선하고 쾌적한 그런 휴양지 말예요.

밤이 깊으면 음악공연이 열리는 까페에 가서 부드러운 춤과 한 잔 술도 함께 하구요 - 영화 속에서 나오잖아요^^

우리 누리 캠프가 영화와 달랐던 건 숙소가 따로 없이 아이들이 텐트를 직접 치고 냄비밥을 지었다는 거지요. 야자수와 귀여운 도마뱀도 없구요. ㅋㅋ..

 

닮은건 유유자적 하다는 거예요.

삼겹살이랑 백숙이랑 감자랑 옥수수랑도 구워 먹었어요. 3일 내내 기본 반찬은 김치와 고추와 양념장이었지만요

아이들이 직접 친 텐트는 밤에 바람부니까 날라갔어요. 그래서 다시 쳤죠 ㅋㅋ..

익은 듯도 하고 덜 익은 듯도 한 냄비밥도 태우지 않고 해 내는 걸 보았어요.

지금은 엉성한 듯 하지만 금세 여물어질 손길들과 생각들이 너무나 대견스러웠어요.

해가 있는 동안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어도 밥 해 먹고 수영하기도 바빴어요

늦게 해가 지면 반디가 불을 피우고 간식을 굽고 아이들과 두런두런 얘기하구요.

남자들끼리 남겨두고 전 일찍 들어가 잤죠. 사실 낮 동안 너무 열심히 수영을 해서 연약한(?) 전 밤엔 견딜 수 없이 피곤했어요

 

캠프 첫째날,

엄청 바빴어요. 아침 7시에 장을 봤지요. 차에 짐을 싣고 공부방에 들러 빌릴 물건을 챙기고 고추랑 상추를 땄어요. 쫌 많이 땄죠. 호저에 들어가서 오이랑 고추장, 상추랑, 토마토랑 장작이랑 냉동실에 얼려 둔 물이랑 꺼내 실었어요. 신부님께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드리고 출발~! 할때 엄청 신났어요. 차가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우클렐레를 꺼내들고 진주조개잡이를 불러댔어요. ㅋㅋㅋ.. 암튼 폼생폼사는 알아줘야 해요. 그때가 10시였어요. 우린 국도를 선택했어요. 점심때 목적지를 30분 남기고 난생 처음 물회를 먹었어요. 온누리는 먹어본적이 있는데 맛은 다르대요. 전 정말 놀라운 맛이었어요.  그리고 그디어(이건 우리 밤하늘이 '드디어' 대신 쓰는 말이예요) 고성군 송파해수욕장에 왔어요. 많은 인파 대신에 초소와 망루가 있고 거기에 군인들이 있었어요. 철조망도 있구요. 우리나라 최 북단 해수욕장 이라더니... 저녁 6시 부터는 철조망 문이 닫힌대요. 원래는 10시에  닫는데 사람이 너무 없는 시기에는 그런가 봐요. 이곳에 사람이 많을 때가 있긴 있을까... 반디는 텐트 칠 준비를 했어요. 텐트는 3동을 쳐야 했어요. 반디는 반디꺼(조리대, 식탁, 그늘막 등 온갖 설비가 갖춰진 대단한 장비였어요), 아이들은 아이들꺼(공부방에서 빌렸지요), 저는 제꺼(1인용).. 저는 텐트 치는데 3분 걸렸구요. 아이들은 30분 걸렸구요. 반디는 2시간 걸린거 같아요. 이건 텐트크기와 설비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짐을 재빨리 정리하고 망설일 필요도 없이 바다에 들어갔어요 덕분에 첫날 부터 햇살에 피부가 익었어요. 썬크림을 듬뿍 바르고 바다물에 들어갔는데...중요한건 저녁 식사때까지 물속에서 나오질 않고 놀았다는 거죠. 썬 크림은 자주 발라야 한데요. 전 그걸 몰라서 아이들과 저 자신을 챙기지 못했어요. 

 

둘째날,

어제 등이 따갑도록 물놀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둘째날에도 물 속에서 나오지를 않았죠. 내일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맘이 더 급하고 더 놀고 싶은 마음이 많아졌어요. 조개를 잡았어요. 엄청 많이요. 그걸로 조개탕도 끓였는데 많이 먹고도 남았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 잡아주기도 했어요.

우린 숙련된 조개잡이 같았지요.  5명의 남자청소년들이 머리를 맞대니까 그렇게 되더라구요.

당번을 정해 식사준비를 하고(기본적인 재료준비는 반디가 이미 해 놓았기때문에 그렇게 힘든건 아니었어요) 함께 먹고 설겆이도 당번을 정해 하고... 전 놀았지요^^

텐트에 가서 누울때는 누구나 신음했지요. 등이 쓰라려서 오이를 붙여 진정시키기도 했는데 결국 쓰라린 고통이 없어지는건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날씨가 내내 좋았어요. 사람들이 별로 없고 물은 너무나 맑았고 밤에 누우면 은하수를 볼 수 있었어요. 바닷가에서요... 멋졌어요...

 

삼일째 되는 날, 우린 서둘렀어요. 새벽같이 밥을 지어먹고 일찍 출발했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고성군 화진포해양박물관에 가야했거든요.

큰 수족관의 생선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물고기들이요. 엄청 큰 가오리가 헤엄치는 것과 문어가 날 듯이 움직이는거..정말 신비로운 생물이예요. 아이들과 함께 감탄하며 보았지요. 전시실에 갔을때 벽면이 온통 조개로 꾸며져 있는 것을 보았어요. 완성되지 못한 조개가 붙어 있는 조개들이었어요. 밤하늘은 진주가 붙은체 죽은 조개들을 아주 안타까워 했어요. 벽면 가득 너무나 많았으니까요.

저는 진주 팔찌 2세트를 샀어요..

밤하늘은 나무로 만들어진 배를 갖고 싶어했어요. 자신의 용돈으로 사겠다고 몹시 졸랐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왜냐면 금방 부서질 것 같았고 우린 그것을 관리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걸 살 걸 그랬나... 캠프가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도 저를 원망하는 밤하늘을 보니 어쩌면 잘 관리할 수도 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캠프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우린 화상연고를 발랐어요. 아니, 도포했어요. 넓은 등판 가득요. 흠~ 우리 아이들은 남자 청소년인거 맞아요. 아직 밤하늘은 어리지만 1~2년이 지나면 훌쩍 클거예요.

다정하고 섬세하면서도 예의가 있고 믿음직한 남자 어른이 되는건 시간 문제라는 걸 느끼고 있어요.

올 해 가족캠프가 내년 캠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봐요.

또 다른 캠프가 될 것이 분명해요.

관심과 사랑으로 지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어 아이들은 결핍되지 않았음을 확인합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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