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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6 가방 하나(2) (3)
  2. 2011.01.20 가방 하나(1) (2)
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01.26 14:53

어느 순간 마음 속에 자리잡은 당위성에 책임감을 덧입긴 했지만 아무 대책도 없이 시간이 흐르는 게 은근히 부담이 되고 있던 터라 부산에 가서는 실제로 지역에서 벌어지는 실업극복활동을 보고 현장감을 느끼고 싶었다. 부산실업극복지원센터는 전실련 회원단체 중에서도 사업단을 운영하지 않고 순수하게 실업운동만을 하고 있는 곳이라 앞으로 원주에서 실업자종합지원센터를 하려면 분명 배울 것이 있으려니 생각했는데... 역시였다. 취업사기라고 틈만 나면 얘기하고 있지만 최문정 팀장은 꼼꼼하고 세심하게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었고 최영 사무국장은 큰 그림을 그리며 센터를 지휘하고 있었다. 환상의 콤비라고 해야 할까!^^


퇴근시간이 다가오니까 이 두 사람이 우리를 보내야할지 말아야할지, 내심 고심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멀리 원주에서 부산까지 왔는데 오늘 자고 갈랍니다~!” 이 한 마디로 저녁 해결, 잠자리 해결!(ㅋ 우리가 바라던 바~) 바로 광안리 바닷가로 출발. 가면서 양산노동복지센터의 손팀장에게 전화해서 그리로 오라고 했다. ‘민락회센타’에 들어가니 횟집 아주머니들이 달려들 듯 불러대는데 잡히지 않도록 헤엄을 쳐서 빨리 빠져나가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것저것 아주머니가 골라주는 대로 계산을 하고는 위층 식당으로 올라갔다. (올해 통장 잔고 제로를 향해 가고 있는 부산식구들이 계산을 했는데 얼마나 미안한지... 원주에 오면 필히 웬수를 갚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좋아하는 멍게는 개불이랑 그냥 덤으로 주었다. 삼분의 이쯤 접시를 비우자 양산의 손팀장과 사무국장이 들어섰다. 사무국장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얘기를 하다 보니까 용소막(내가 사는 원주 신림)을 알고 있었다. 애들 아빠 대부님 건너건너 제수가 되는 관계, 대한민국이 참 좁다. 이차는 맥주를 마시러 갔다. 해운대 방향으로 굽이굽이 드라이브 좀 하자고 데리고 갔는데 쪼금 비싼 레스토랑이었다. 이차 계산은 양산 식구들이 했다. 출장 한 번 왔다가 여러 사람 주머니를 털었다. 고마운 인연들~~! 


잠잘 곳은 부산식구들의 강추에 따라 부산에서 가장 경관이 좋다는 ‘아쿠아 펠리스’(호텔식 찜질방). 배고픈 지헌씨와 나는 나중에 필히 피드백을 주겠다고 부산식구들에게 약속하고 작별인사를 한 후 숙소로 향했다.(사실 나는 친한 언니가 부산에 살고 있고 지헌씨도 선배가 있는데 짧은 시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닌지라 포기하고...) 답답한 찜질방 공기는 잠자기에 아주 많이 적절치 않지만 편한 구석도 없지 않아 그곳에서 자기로 했다. 깨끗하고 넓고 생각했던 것보다 공기도 갑갑하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소음만은 어찌할 수 없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거의 뛰어다니다시피 하면서 떠들어대는 가운데 잠을 청했으니 자는 둥 마는 둥. 그러나 그 모든 불편함을 넘어 새벽에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여명이란!!! 지헌씨는 어디서 자는지도 모른 채(나중에 들어보니 씻고 나서 바로 쓰러졌다는데^^) 홀로 일어나 찜질방 유리창으로 바라본 광안리 바닷가 해 뜨는 장면은 참으로 아름다웠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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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01.20 17:46

수은주가 영하 20도를 가리키는 매서운 날씨에 ‘배고픈 지헌씨’와 난 부산에 갔다. 96년 만에 추위라고, 고작 영하 12도에 호들갑인 부산 땅에 사뭇 무언가를 살피는 듯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목적지를 향해 부지런히 갔다. 부산실업극복지원센터가 있는 곳은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어중간한 도심 언저리. 건너편엔 가파른 언덕배기, 재개발로 새로 지은 단독주택들이 이리저리 들어서있고, 그 옆에는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이 나란히 서 있다. 센터 옆으로는 거의 다 셔터 문을 내리고 몇 안 되는 가게만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재래시장이 있는 곳. 아침도 못 먹고 세 시간 40분 시외버스를 타고 한 40분 도시철도를 타고 도착하니까 1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마침 최영 사무국장이 담배 피우러 건물 밖에 나와 있다가 우리 일행을 맞아주었다. 사실 올 때부터 갑자기 강추위가 몰아닥친 부산이라는 도시에 새삼스레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방문하는 것이 실례가 되지는 않나 소심하게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었고 안면은 있으나 친분은 없는 부산실복 식구들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이번 걸음을 망설였다. 한 이틀 이리저리 생각해보다가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이때 아니면 언제 가보냐 하고 저지른 거였다. 그리고 멀리 큰 맘 먹고 온 김에 하룻밤 자고 갈 생각이었다.

 

식당을 찾아 헤매다 전국각지 어디에나 있는 김밥천국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센터에 올라가는데 계단 모서리에 자리 잡은 환한 벽돌색깔의 쌀독이 눈에 띄었다. <나눔쌀독> - 가져가는 사람이 맘 편히 가져갈 수 있도록 1층과 2층 사이에 배려한 마음씀씀이가 따뜻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밖의 날씨와 별반 다르지 않게 공기가 썰렁했다. 딸랑 하나 있는 난로는 교육장에 있단다. 하지만 영하 20도에 단련된 우리는 시원한데!를 연발하며 별로 안 춥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영 사무국장 설명에 따라 상담실과 교육장, 북까페(일명 시베리아)를 둘러보았다. 벽에 붙어있는 각종 포스터가 그동안 활동해온 센터의 역사를 말해주듯 벽을 장식하고 있고, 교육장에서는 ‘활똥가일기’와 ‘주간고용동향’을 메일로 열심히 보내주고 있는 최문정 고용복지팀장이 자활참여자 교육(자활로 가는 징검다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두 시간씩 최영 사무국장과 교대로 교육을 담당한다는데 일 년 교육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3, 4백만 원이라고 했다. 우리는 버스 타고 오면서 머릿속에 정렬해놨던 질문들을 쏟아냈고 질문과 대답이 계속되다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사무국장과 교육을 교대하고 최문정씨가 이어서 바톤 터치 - 이젠 질문할 거 별로 없다는데도 최문정씨는 뭔가 계속해서 알려주려고 노력하였다. 신입활동가 교육 때는 강사로 앞에 나와서 강의하는 걸 보고 참 열정적인 활동가구나 싶었는데 가까이 얼굴 맞대고 앉아 있자니 앳된 얼굴의 한참 아래 동생 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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