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지르고 보는 은자씨'에 해당되는 글 62건

  1. 2011.12.23 스키캠프 가던 날 아침
  2. 2011.12.10 우리가 깃들어 사는 곳
  3. 2011.12.03 이웃처럼 살아요
  4. 2011.11.26 김장하는 날
  5. 2011.11.26 감정주머니 이야기
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12.23 14:03

우리 아침이 스키 캠프를 간다고 들떠서..
몇번이나 말했어요. 모자도 없고, 장갑도 없고, 가방도 없고 뭐도 없고..
아침 손 잡고 중앙시장에 나갔어요.
온전히 아침을 위한 쇼핑을 했지요.
장갑도 사고요, 모자도 사고요, 내복도 사고요, 양말도 사고요, 신발도 사고요..
겨울 티를 하나 사려고 가게에 들어갔는데 입을 쩌~억 벌린 악어가 그려진 옷이 유행인가 봐요.
우리 아침은 악어 싫어한대요. 이빨이 있는 악어는 무섭고 아주 싫대요. 이제 고등학생이 될 남자아이가.. 쩝..
그래서 '앵그리 버드' 노란 티를 샀어요. 쫌 어이없었죠^^
그리고 나서 아침이 손목시계를 사달라고 했어요.
지나는 길에 제가 늘 구경만 가는 옷가게에 갔어요.
4년 전 부터 입고 싶었던 옷이 아직도 걸려있었어요. 그걸 보고싶었는데..
아마도 잘 팔리나 봐요. 그러니까 상품이 해년마다 또 나오는거 같아요.
제가 아침한테 사연을 말했어요. 저 옷이 내가 4년 전부터 입고 싶던 옷이라고.. 꽤 비싸 아직도 생각을 하는 중이고 
또 돈도 없다고..
ㅋㅋ.. 우리 아침은 참 착해요. 시계는 안사줘도 된다 그래요.
바지도 기어코 하나 사려고 했는데 "정말로 바지 안 사도 된다고.."ㅠ ㅠ..
내가 괜히 옷구경을 갔나.. 쩝!

스키캠프 가던 날 아침 풍경
아침이 산 물건들을 보고 강물이 투덜댔어요. "다 사줬어. 완전 다 줬어. 나도 장갑 사 줘요!!" 완전 화 났어요.
내복도 사 달래요. 아침은 이제껏 내복 없이 지내다가 이제야 산건데..
제가 "시장 길가에서 싸게 주고 샀어. 어른건데 아이것은 없었어"
그러자 온누리가 "그럼! 우리가 아동복 내복 사오면 돈 줄거예요?!!" 그러네요.
"아니, 정품 내복 사면 너무 비싸단 말야" 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실갱이를 하는 동안 우리 아침은 넋이 나갔어요.
정말 넋이 나간것 같았어요.
아침은 다른 누군가가 자기를 샘내며 부러워하는 것에 충격을 받은 듯 했어요
얼이 빠져 잘 움직이지를 않아 제가 소리를 질러야했어요.
"버스온다!! 빨리 나가!!" 

아침만을 위한 쇼핑..
저도 참 좋았어요^^
비싼걸 산 건 아니예요. 하지만 다 새 것이고, 아침과 단 둘이 갔지요.
사실은 쇼핑 내내 아침이 감동, 감탄하고 있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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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12.10 23:57
자연은 우리가 깃들어 사는 곳입니다.
작은 새 가족이 나무에 깃들어 살다 떠나듯
자연에 깃들어 있음을 느낄 때 모두가 편안함을 느끼지요
오늘은 아이들과 희망버스를 탔습니다.

골프장사업으로 인해 파헤쳐지는 눈덮인 산들..
오롯이 하나 남아 있는 무덤..
그리고..
자신이 깃들어 살던 곳에서 영문 모르고 쫓겨나고
죽어가는 산짐승들과 약초와 꽃들..
그 산짐승과 약초와 꽃들처럼 되어가는
늙고 가난한 사람들..
존재 자체로 온전하고 아름다운 생명들,
그러나 누군가는 참으로 약하고 보잘것 없다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이 그 곳에 있었습니다
참으로 참으로 뜨겁고 아픈 눈물이 흘렀습니다.
돈을 쫓는 사업가
골프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그곳에 깃들어 살다가 평안히 죽어가고 싶었던 생명들

약자라서 스러져가는 것이라면 삶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희망버스를 탔습니다
그 처절함에
그 외로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지요
할머니 할아버지, 착한 농부들이 이토록 고생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슬픈 느낌이 든다는 우리 아이들과 해가 져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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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12.03 23:17

원주우체국 금융영업팀에 선생님들이세요
인연은 강물과 먼저 시작되었죠.
분기에 한번씩 도움을 주세요.
이번 여름엔 벽걸이 선풍기를 가져오셔서 직접 벽에다 다는데
정말 힘 많이 들었지요. 집도 더운데 땀 많이 흘리셨어요.
방방마다 달아주시고 한 방에 선풍기가 모자라자
다음번이 기어코 가져와 달아주셨어요. 얼마나 따뜻하던지..
변변히 준비된 연장이 없어서 그 날 죄송했어요.
아이들 방에 가볍고 튼튼한 수납장도 아주 요긴하게 쓰여요
쌀과 휴지, 식용유, 고춧가루, 김, 샴푸.. 우리 생활용품, 주부식 자재 등을 후원해 주세요.
벌써 2년차지요.
낯선 사람 방문을 부담스러워 하는 우리 아이들도 친숙해 졌어요
저는 쑥스러운 듯 다정한 듯 선량한 이분들이
가까운 이웃같아요.
그저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 말예요.
우리가 보답하는 것은
건강하게 잘 자라서 이런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온 맘을 다해 전할께요
꼭 필요한 것으로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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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11.26 23:26

원주 농산산물관리소에서 절인 배추를 40포기 후원했어요.

고춧가루가 비싸서 백김치를 담구고(이건 제가 한게 아니예요 ㅋㅋ.. 강심장씨를 쪼끔 돕기만 했죠) 배추가 몇포기 남았어요.
공부방에서 보내 준 배추 몇 포기와 김장양념이 조금 있어서 오늘은 김장 분위기를 한 번 내보려고^^(그냥 흉내만..) 수육을 만들었지요. 동그랑땡도 부쳤어요(잔치 분위기가 나잖아요^^)

신문지 깔고 올망졸망 모여앉아 양념을 버무렸어요.
애들은 금세 손은 물론 팔뚝까지 빨간 양념 범벅이 되구요^^

노랗고 단 배추 속 잎 뜯어서 수육 한 점 김장양념 한 점 한 볼태기 쌈 싸서 입에 넣어주니
다들 새끼제비처럼 입을 벌리고 아~ 하고 있어 엄마제비인 제가 바빴지요
입이 미어터지게 넣고 폭풍흡입을 해요

이제 얼굴까지 김장 양념이 묻어서.. ㅋㅎㅎㅎ...
정말 맛있어 보여서리 군침이 돌았어요.

결국 전 오늘 저녁 다이어트 실패했어요
처음엔 배추에 양념만 쌈해먹었는데
나중엔 참을 수 없어 반지르르 윤기 나는 수육 한 점을 넣어 먹기를 세 번이나 하고 말았어요. 거기다 동그랑땡도 2개나 먹었구요

그 와중에 우리 강물 “아아!! 이게 김장하는 재미구나!!”해요. ㅎㅎ..
그냥 김장 흉내내기 한 번 하려고 했는데 정말 김장이 되고 말았어요

오늘 김장 짱이었어요
어찌 배추가 이리 맛있게 적당히 잘 절여졌는지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재미났어요. ㅎㅎㅎ..

낼은 놀토라 애들하고 다 같이 사랑의 연탄배달 자원봉사 활동 가요. 아들 키우는 보람 ㅋㅋㅋ..
예상컨데 분명 한 몫 할거예요. 오늘은 김장양념이 묻어 사랑스러웠던 애들이 낼은 연탄재가 묻어 사랑스럽겠지요?

누군가의 말처럼 정말로 우린 사랑을 배우려고 태어났고 사랑하려고 만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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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11.26 22:11

사소한 언쟁이 있었어요

밤하늘이 아침에게 방귀를 뀔 땐 방에서 나가거나 구석에서 뀌어달라는 요구를 좀 이상하게 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지요. 저도 중재를 어중띠게 했지요. 정리 국면을 만들어 줬어야 하는데 도리어 펼쳤으니까요

결국 한 명이 '같이 살고 싶지 않다! 딴 곳으로 가겠다!'하며 벌떡 일어나 짐을 싸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어졌지요. 제가 아주 냉정하게 "그동안의 우리 정을 그토록 가볍게 여기는 너의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 그래, 가라. 월요일에 처리를 할테니 짐은 월요일에 싸라. 미리부터 부산스러운거 싫다' 하고 말했어요.

하지만 아침은 짐을 계속 쌌어요.
제가 차분히 "그럼, 지금 당장 가겠다는 거니? 그럼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데리러 오시라고 말하마. 오늘밤 너의 집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가면 되겠구나. 아빠에게 전화하마" 하고 일어섰어요.

아침이 갑자기 외쳤어요. "싫어요. 전화하지 마세요. 난 여기서 살고 싶다고요. 그런데 너무 화가 나서 참을수가 없다구요!!" 

저도 소리치기 시작했어요. "그럼 짐을 왜 자꾸 싸는거야!! 모두들 화내고도 여기서 잘 살아! 그까짓 시시한 일로 싸울수도 있지! 화낼수도 있지! 화내면 되지! 삐져도 되지! 나가겠다는 말은 왜 해?!! 그렇게 사람에게 상처주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왜 해?

아침이 주저앉아 울었어요.
"다들 같이 저를 공격하잖아요. 나를 무시하고.."
"그럼 같이 너를 공격하고 무시하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해. 너무 싫고 화나서 여기를 떠나는 것이 중요해? 어떤걸 하고 싶은건데?" 하니까 아침이 "해결하는거요...."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아침 손을 잡고 울었어요.
"그럼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두가지는 전혀 다른 얘기잖아. 해결하는 것과 떠나는 것은 너무나 달라. 난 너와 살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 학교상담도 계속하고 병원검사도 하고 입원도 시키고 전학도 하고..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하기 위해 많은 일을 계획세우며 기뻐하고 있었어. 니가 좋은 직장 얻어 잘 살 수 있을때까지 너랑 같이 있으려고. 근데 넌 갑자기 떠나버릴수도 있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우릴 두고 떠날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차가워졌어. 정말로 넌 그렇게 떠날 마음이었어?"

아침이 말했어요. "아니요. 안그랬어요"
제가 "그럼 잘못 말 한 거구나" 했더니 "네"
"그럼 그렇게 말해. 나한테 사과도 해줘" 하고 덥석 안으니까

아침이 "제가 말을 잘못했어요. 죄종해요"했어요.
제가 "다시는 그렇게 말하지마.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마"
아침이 "네"하고  우린 꼭 끌어안은체 한참을 엉엉 소리내어 서럽게 울었어요.
속이 시원하게 울었어요

사실 우리 아이들은 좀 많이 울어야해요. 슬퍼도 하고 감동도 해야해요. 

누구에게나 감정주머니가 한개씩 있대요.
어떤 감정이 생기면 거기에 넣어뒀다가 적당한 시기에 꺼내 놓는데요. 물론 저처럼 생기자마자 바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요^^ 사람들이 주머니가 필요해진것은 신중해져서 그래요. 지금할지 나중할지... 잘 결정할려구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두려움, 슬픔, 아픔, 기쁨, 감동.. 이런 감정들을 주머니에 자꾸 넣기만 하고 꺼낼 수 없게 되었데요. 어쩌면 그러면 안되는 조건이었을 수도 있어요.  꺼내면 혼나거나, 꺼내면 수치를 당하거나, 꺼내면 누군가 상처받을까봐...

그러구서는 이제 주머니가 다 차서 감정이 안들어가요. 꺼내지도 않고 넣을수도 없고..돌처럼 무덤덤..
오로지 폭력적으로 화내는 것만 할 수 있을수도 있어요. 때리고, 부쉬고, 욕하고만...

저는 아이들이 주머니속에 가득 채워진 감정을 꺼내도록, 어느때는 조금 몰고가요
그럴때 얼마나 아플때도 있어요.
그럴때 엉엉 울때도 있어요
그럴때 마구 웃을 것은 별로 없었어요. 지금까지는요.

그래서 저는 어떨때 마음이 아픈데 곧 괜잖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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