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성공회원주나눔의집 2011. 3. 23. 10:42
왜 아직도 제목으로 달아놓은 가방얘기는 안 나오냐고 성화다.
뭐 배울게 없나하고 부산에 갔을 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메모하고 체크한다고 했지만
눈에 들어온 것은 보여지는 그곳의 살림살이였다.
아담한 교육장에 북까페, 상담실과 구석진 곳에 있는 작은 주방, 사무공간 한 쪽에 차려놓은 나눔샾 공간... 거기에 가방이 있었다.
난 물건을 떨어질 때까지 쓰는 편인데 가방은 더구나 그렇다. 안에 들어있는 소품과 잡동사니를 바꾸기 싫어서
너덜너덜 할 때까지 쓴다. 일년 열두달 같은 가방만 들고 다닌다.(내 욕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나의 의지로 잠재우려고
노력한지가 꽤 오래되어서 원래 내 취향을 알아내려면 이젠 나름의 도구를 동원해야만 한다)
그런데 나눔샾이라고 꾸며놓은 키 낮은 책장에 가방이 있었다. 팔아서 그 기금으로 센터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긴급자금으로 쓰려고 운영하는 중고물건 장터... 차비가 없어서 집에 갈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가출 청소년이나 오래 된 실직에 얼굴이 싯누렇게 뜬 장기실업자의 밥 한끼 값 - 뭐 그런 용도... 라고 하데!
연두색의 예쁜 구두도 있었고(사이즈가 작아서 안 사왔는데 사올걸 하고 후회했다. 발 사이즈 엄청 작은 우리 사무국장 줄 것을...) 청바지에 마이 등등.
맘에 들었다. 가격은 달랑 천원, 와우!!!^^ 원주에서 사려면 삼만원은 줘야 할걸. 얼른 내가 살거라고 찜했다.
더구나 가방이 센터의 사무국장 집에서 나온거라나~ 가격이 싸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것이 더 정겹게
느껴지고 유의미하게 다가온 것은 아마도 내가 인간의 어깨에 기대어 힘을 내고 싶었기 때문이었을까?!!

부산에서 가장 경관이 좋다는 아쿠아팰리스(?) 찜질방에서 아무리 찾아도 우리의 '배고픈지헌씨'는 어데로 갔는지 없고
(간신히 전화연락이 되어서 인사는 했지만) 혼자서 전실련 회의차 서울행 KTX에 올라탔다. 헐레벌떡 시간 맞추느라
영하 15도의 날씨에 속옷이 젖도록 얼마나 뛰었는지... 그래도 좋았다. 같이 동행한 동료가 있고, 얼마간 안면을 텄던
인연으로 부산의 맛있는 회를 배부르도록 먹었고, 실업센터 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좋았고, 거기서 건진
천원짜리 가방도 좋았다. 아듀~ 지나간 시간들과 추억, 내 가슴 속 앙금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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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까칠민정 2011.03.23 14:18  Addr  Edit/Del  Reply

    드디어 가방얘기가 나왔네요. ^^

  2. 무미건조 2011.03.24 15:38  Addr  Edit/Del  Reply

    음흠... 글 잘 쓰시는군요~ ^^

  3. 성공회아줌마 2011.03.24 17:03  Addr  Edit/Del  Reply

    자~알 쓰시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사온 이후로 계속 그 가방만 가지고 다니시는 것을 보면~~